중국 정치·사회

중국 신흥부자, 경제에 ‘솔깃’ 정치엔 ‘냉담’

데코차이나 2005. 7. 11. 15:14
중국 신흥부자, 경제에 ‘솔깃’ 정치엔 ‘냉담’



중국의 신흥 부유층은 “경제엔 관심이 높지만 정치엔 무관심하고, 일본은 미워하지만 일제를 선호하며, 할리우드 영화 등 미국문화를 즐겨 소비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이런 경향은 중국의 유명 조사기관인 ‘신생대 시장조사기구’가 최근 조사해 발표한 ‘중국 신흥 부유층 시장과 의식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신흥 부유층’은 △높은 학력 △높은 소비 △높은 감각 등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정의됐다. 보도는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 기준은 밝히지 않았다.

조사결과를 보면, 중국의 신흥 부유층은 25~29살이 33.4%, 30~34살이 35.4%로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 전체 부유층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령층은 중국에서 질투와 선망의 대상인 ‘70년대 출생 세대’와 일치한다. 이들의 76%가 대학 본과 또는 그 이상의 학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90% 이상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대는 이른바 ‘바이구징(백골정)’이라 불리는 ‘핵심 엘리트 계층’과도 일치한다. ‘바이구징’이란 ‘바이링’(화이트컬러), ‘구간’(핵심요직), ‘징잉’(엘리트)란 말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로, <서유기>에 나오는 백골요정의 이름과 일치한다. 뛰어난 재능과 재력을 지녔지만 기성세대와 가치관을 달리하는 ‘신흥 부유층’에 대한 서민의 선망이 배인 낱말이라 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이 신흥 부유층이 가장 미워하는 나라는 ‘일본’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일본으로부터 침략당한 역사적 기억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거나 “어릴 때 본 영화 속 일본인 가운데 정상적인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흥 부유층은 일제를 중국산보다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제 디지털 전자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았다. <신화통신>은 일본에 대한 신흥 부유층의 태도는 “일본의 것이라고 무조건 반대할 필요는 없다는 이성적인 태도로 발전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신흥 부유층에 ‘꿈’을 제공하는 것은 역시 ‘꿈 공장’인 미국과 할리우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신흥 부유층의 65.3%가 주요한 문화 오락 수단으로 ‘영화 관람’을 꼽았으며, 가장 즐겨보는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미국 문화에 친숙한 까닭은 대다수가 대학 본과 이상의 학력을 지난 것과 연관이 있다. 대학 재학 시절 남학생들은 미국 엔비에이 농구경기를 가장 즐겨 보았고, 남녀 학생이 데이트할 때 가장 많이 선택한 장소는 맥도날드 또는 케이에프시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학창시절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로 꼽은 건 ‘미국’이었고, 졸업 후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꼽으라면 미국기업이 단연 선두였다. 신흥 부유층이 미국문화를 선호하는 좀더 현실적인 이유는 이들이 대부분 상업과 경영에 종사하고 있어 미국과 직·간접적으로 거래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은 “신흥 부유층의 주력을 형성하고 있는 오늘날 20대 후반 30대 초반들이 어릴 때 극도로 빈약한 문화생활을 했기 때문에 부유해진 뒤 과거의 결핍을 보충하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이들의 문화열망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