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나 거지는 있기 마련이지만 거리에서
마주치는 중국의 거지들을 볼때면 그들은 마치 자신의 거지신분을 직업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자주 있습니다. 중국에서 거지를 상대할 때 비록 남의 나라 거지라도,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고 그저 동전 한두개를 건네주기도 하지만 구걸을 하는 거지라고 해서 무조건 적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들면 절강성 항주시의 '汽車東站', 우리식으로 말하면 '항주동부고속버스터미널'이라는 곳의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는 여인이 있는데, 처음 그녀를 본사람은 고개를 돌릴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어 얼굴의 형태는 물론 손까지도 완전히 변형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항주에서 사업을 하는 어떤 한국사업가분과의 대화중에도 우연히 그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역시 그 분도 원래는 중국의 거지들에게는 적선을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 터미널의 수많은 거지중에서 그 여인에게는 꼭 동전 몇개라도 주고 온다고 합니다. 저 역시 그 곳을 지날때 그 여인을 보게되면 그 여인에게 만큼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답니다. 이 얘기는 곧 구걸을 하는 거지라고 해서 무조건 적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인처럼 노동력을 상실한 거지에게는 기꺼이 적선을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중국의 전통악기인 얼후(二胡)같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구성진 중국민요를 부르며 구걸을 하는, 이른바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구걸을 하는 거지도 있는데, 이런 경우 역시 맹인이나 장애인이 많아 그들의 연주나 공연을 즐긴 관객 입장에서의 적선을 하기도 합니다. 얼마전 북경(北京)의 '리우'라는 한 거지는 이른바 앵벌이라는 것으로 어린아이들을 동원해 기업형 거지행각을 일삼아 방이 8개나 되는 고급주택에서 T.V,DVD,에어컨,냉장고까지 갖추고 살던중 적발되어 감옥행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중국에는 극빈자 최저생계비라고 하는 800위안(우리돈 약12만원)을 훨씬 웃도는 왠만한 봉급생활자에 미치는 금액을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거지가 부지기 수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지중 가장 눈쌀을 찌푸리게 되는 거지들은 신체에 아무런 장애도 없으면서도 그저 아이들을 업거나 손에 이끌고 그 아이에게 일회용 비닐컵을 들려 동냥하는 거지들입니다. 또한 외국인은 거지들에게 빼놓을수 없는 주요타깃입니다. 한번은 직접 목격한 것인데 지하철 안에서 미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 몇사람에게 구걸을 하던 아이를 안은 거지 여인이 적선을 거절하고 돌아서는 그 외국인에게 화를 내며 중국말로 마구 욕설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외국인들도 물론 어이없어 했지만 주변에 있던 중국인들도 무척이나 창피해 하고, 결국 몇사람의 중국인들이 그 여인에게 큰소리로 야단을 치자 다음역에서 황급히 내려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중국의 거지들은 자신들의 거지신분을 전혀 창피해 하지도 않고, 거지신분을 마치 하나의 직업으로 여긴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나름대로 적선의 기준(?)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중국에 오셔서 거지를 만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참고로 중국의 거지들은 매우 집요하고 끈질긴 면이 있어 여러분이 지하철 안에 서있을때 가장 불쌍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며 동냥을 합니다. 때로는 어떤 5~7살 정도의 어린아이에게 몇마오(角)라도 쥐어주면 어느새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 또래의 아이들이 벌때같이 달려듭니다. 생활고에 견디지 못한 부모가 내다 버린 아이들과 때때로 신문에도 보도가 되듯이 부모들에 의해 돈 몇푼에 팔려나온 아이들이 바로 우리가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지 아이들입니다. <小仙堂 小河> * 사진: 중국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맹인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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