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동양인 리안’ 아카데미 역사 새로 쓰다

동양인 리안’ 아카데미 역사 새로 쓰다

동양인으로 첫 감독상을 거머쥔 리안 감독은 올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최고 스타였다. 대만 출신인 그는 수상 소감에서 “대만 홍콩 중국에 계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아카데미상의 영예는 영화 ‘크래시’에 돌아갔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 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9·11테러 이후 미국 사회 내 인종 간 소통 문제를 다룬 크래시가 작품상과 각본상, 편집상 등 3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남우 주연상은 ‘카포트’의 필립 시모어 호프먼이 차지했고 여우 주연상은 ‘앙코르’의 리즈 위더스푼에게 돌아갔다.

올해 시상식의 스포트라이트는 감독상을 받은 ‘브로크백 마운틴’의 리안(李安·52) 감독에게 맞춰졌다. 대만 출신인 리 감독은 아카데미상 78년 역사상 첫 동양인 감독상 수상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영화를 통해 사회에서 사랑을 금지한 게이들의 삶뿐만 아니라 사랑의 위대함, 사랑 그 자체의 위대함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었다”며 “대만 홍콩 중국에 계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해 그의 아시아적 정체성을 드러냈다.

리 감독의 아버지는 몰락한 지주 출신으로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뒤 고등학교 교장을 지냈다. 교사가 되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리 감독은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감독이 되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에서 연극학을 공부한 뒤 뉴욕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졸업 후 6년간 백수생활을 하다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사인 중앙전영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에서 ‘추수’로 1등상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화작업에 뛰어들었다. 뉴욕에 간 대만의 쿵후 선생과 이민해 뉴욕에 정착한 아들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쿵후 선생’(1992년), 동성애자인 대만 출신 미국 유학생이 부모의 강권으로 결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결혼피로연’(1993년), 중국 전통요리 대가인 아버지와 천방지축 세 딸의 이야기를 그린 ‘음식남녀’(1994년) 등을 통해 중국 이민가족의 해체를 경쾌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았다.

‘결혼피로연’으로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받으며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그는 첫 할리우드 자본으로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센스 앤 센서빌리티’를 제작해 뉴욕비평가협회 감독상(1995년)과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1996년)을 함께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올랐다.

이어 할리우드 두 번째 작품이자 미국 중산층 가족의 황폐한 일상을 예리하게 포착한 ‘아이스 스톰(The Ice Storm)’으로 외국인 감독이라는 이방인적 이미지를 벗고 ‘서양인의 감수성을 서양인보다 더 잘 표현하는 감독’이라는 평을 들으며 당당하게 할리우드 주류로 인정받았다.

그와 오스카의 인연은 이번이 두 번째. 저우룬파(周潤發)와 장쯔이(章子怡)가 주연한 ‘와호장룡’으로 2001년 외국어 영화상, 촬영상, 미술 감독상, 작곡상 등 4개를 휩쓸었다. 그러나 이번 감독상 수상이 의미 깊은 것은 그가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을 만족시킨 ‘와호장룡’ 같은 무협 영화가 아니라 가장 미국적인 소재인 카우보이를 통해 미국인의 내밀한 정서를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다음 작품을 묻는 질문에 “뭔가 중국적인 것”이라고만 말했다.

 

 

 

출처 : ★차이나비즈★중국제품직수입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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