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유통시장이 깨어난다] 한국 유통기업이 뛴다 |

《중국 상하이(上海)시 도시계획설계연구원에서 일하는 여성 루거(陸哥·23)는 1주일에 두세 번 할인점에 들른다. 토요일인 22일 오전 루씨는 취양(曲陽)로에 있는 이마트 매장에 들렀다. “예전엔 재래시장을 갔으나 최근엔 할인점만 이용한다. 값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물건 고르기가 쉽고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상하이시 민항(閔行)구에 사는 주부 양제(楊
·37)는 최근 CJ동방홈쇼핑을 통해 올림푸스 카메라, 브라운 전동칫솔 등 4가지를 샀다.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보니 품질도 좋고 서비스도 좋았다”고 양씨는 말했다.》

상하이 시민들의 쇼핑 문화가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다. 상하이는 1인당 평균 가처분 소득이 1만4867위안으로 중국에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이마트 CJ홈쇼핑 제너시스 등 한국 유통기업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투자를 확대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매장으로 1위를 노린다=1997년 1호점을 낸 이마트는 올해 안에 두 개의 매장을 새로 연다. 2007년까지 상하이에 10개 점포를 내고 2012년까지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등 중국 전역에 총 50여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의 유통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22일 이마트 상하이점은 주말 쇼핑객들로 붐볐다. 상하이=하임숙기자

김선민 이마트 상하이 법인 총경리는 “늦게 출발하지만 한국 내 1위 할인점 기업의 노하우를 살려 까르푸 마크로 등 경쟁업체를 누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통의 경쟁력은 좋은 입지를 선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까르푸가 이미 상하이 내 주요 거점을 7개 선점하는 등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매장을 열고 있어 한국업체로서는 불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후발 업체로서의 장점도 많다. 까르푸의 매장 중 일부는 좁고 주차시설도 낙후됐다. 다음달 문을 여는 이마트 2호점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자동차를 410대 주차할 수 있도록 현대화했다. 공사 중인 3호점은 휴게공간이 넓고 상하이시에서 가장 큰 유통매장이다. 이마트는 앞으로 모든 매장을 3000평 이상, 주차규모 400대 이상으로 지을 예정.

▽‘고급’으로 승부한다=CJ홈쇼핑은 상하이의 거대 독점방송그룹인 상하이미디어그룹과의 합자로 동방CJ홈쇼핑을 설립하고 올 4월 첫 방송을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300여개의 유사홈쇼핑 광고방송이 있지만 홈쇼핑 전문채널은 동방CJ가 처음이다. CJ는 1일 평균 8000만∼1억위안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흥수 동방CJ홈쇼핑 총재는 “중국에서는 한국의 유사홈쇼핑과 비슷한 홈쇼핑업체가 난립해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진 상태”라며 “동방CJ는 25∼35세의 고소득 소비자를 타깃으로 ‘신뢰 쌓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방CJ는 디지털카메라 PC 등 고가(高價) 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아우디 등 고급 자동차도 팔 예정. 1주일 안에는 환불과 교환을, 2주일 안에는 교환을 보장한다.

이미 팔린 소니 디지털카메라의 제품 값이 낮아지자 메모리카드를 추가로 주기도 했다.

이 회사는 총 180명의 직원으로 1일 5시간 방송을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24시간 방송에 들어갈 계획.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는 KFC 맥도널드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패스트푸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재 상하이에서 5개 매장을 운영하는 제너시스는 올해 안에 중국 내 점포를 70개로 확대할 계획. BBQ는 배달시스템으로 매장에서만 영업하는 기존 업체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유통 및 물류기업들 (자료:업계)
업체	내용	진출시기
이마트(신세계)	상하이에 1호점 운영 중, 상하이는 올해 중 2개 점포, 톈진은 내년 중 2개 점포 추가 운영 계획	97년
메가마트(농심)	선양에 1호점 운영 중	2000년
CJ홈쇼핑	상하이에 합자법인 동방CJ홈쇼핑 운영 중	올 4월 첫 방송
LG홈쇼핑	베이징 TV와 의향서 체결	2002년
현대홈쇼핑	광저우의 훙야 홈쇼핑 모기업인 홍콩투자회사 왕더(旺德)의 지분 55% 확보	2003년
제너시스(BBQ)	상하이를 중심으로 5개 점포 운영 중	2003년
대한통운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상하이에 사무소 운영(내수 중심)	2000년
대한통운 국제물류	톈진, 상하이 사무소 운영(수출입 물건 중심)	2000년
한진택배	칭다오에 사무소 운영	2001년
현대택배	상하이에 합자 물류법인 운영	2002년

상하이=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