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EU 섬유분쟁...진정한 승자는 누구?
[RFA 2005-06-14] | 2005·06·17 17:54 | HIT : 177 |
▲ 중국 정부는 국내 섬유업 종사자들의 항의를 무시했다(Getty)
6월 11일, 중국과 유럽연합(EU) 무역 대표는 상하이에서 10시간에 거친 지루한 담판 끝에 중국산 섬유 수입을 약 10% 제한하는데 합의를 이뤘다. 유럽연합은 이 규제를 2008년까지 적용한 후, 중국 섬유에 대해 전면적으로 시장을 개방한다.
중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나, 결과의 여부를 막론하고 자신이 승리했다고 말하며 “위대하고 광명하고 정확하다”고 말한다. EU와의 협상이 타결된 후, 중국 정부는 항상 그래왔듯이 관영 매체를 통해 이번 합의가 중국과 유럽에 모두 유리한 결과라고 떠들면서 중국이 승자임을 표명했다.
그러나 진실은 어떤가? 중국은 해마다 30%를 초과하는 속도로 EU에 섬유를 덤핑해 오다가 이번에 끝내 규제를 받게 되었으며 쌍방의 합의문을 보면 주로 중국이 양보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이 수출물량을 제한하는데 동의하는 큰 양보를 한데 비해 EU는 단지 제한의 폭을 줄이는 양보를 했을 뿐이다.
섬유산업이 역대로 중국 대외무역의 선두산업인 것을 감안할 때, 의심할바 없이 중국의 양보는 중국 섬유업과 무역에 모두 커다란 충격이 된다. 중국 내 섬유관련 기업들은 주문이 취소되고 물량이 쌓이며 대량의 노동자들이 실업하게 되는 등 많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협의가 이루어진 6월 11일이 EU가 ‘긴급 수입제한조치’를 취하겠다고 중국에 경고한 마지막 날이기에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선 유럽의 강대한 압력에 중국이 굴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안화가 곧 평가 절상될 대 추세를 고려할 때, 이제 3년 지나 2008년이 되면 중국 섬유제품은 저렴한 인건비와 저렴한 원가에 의거해 우세를 유지했던 경쟁력이 대폭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협상으로 숨쉴 기회를 얻게 된 EU는 유럽의 섬유산업을 궐기시켜 중국의 섬유제품 유입을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하지 않을 리 없다. 이렇게 되면 설령 중국 섬유제품 시장을 전면 개방한다 해도 EU는 두려울 것이 없다. 때문에 이번 담판에서 진정한 승자는 유럽연합이지 중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EU와의 섬유분쟁이 타결된 후 즉시 같은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도 EU처럼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바랐지만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 관리들은 독재국인 중국 관리들처럼 담판에서 자국민들의 이익을 희생하며 양보를 하기 매우 어려웠다. 중국 정부는 민간의 목소리와 업계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며 법률과 언론기관의 압력도 받지 않지만 미국은 국민, 노동조합, 경제계, 국회 및 매스컴의 커다란 압력과 감독을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 내에서 반중국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미중 간의 무역마찰은 중국과 EU의 모순에 비해 훨씬 문제가 복잡하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 유럽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긴장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유럽은 고립면을 타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유일한 돌파구가 되었다.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의 양보는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부합되는 결정이었다. 중국은 전부터 거듭 유럽연합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강조했는데 이 역시 이번 양보에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음을 설명한다.
최근, 유럽통합을 위한 유럽연합헌법이 유럽 각국에서 잇달아 좌절당하면서 유럽 뿐만 아니라 ‘유럽과 손잡고 미국에 대항’하려던 중국 정부에도 위기감을 초래했다. 그러므로 이번 합의는 중국의 외교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이번 협의 결과는 예상된 결과였으며 대서특필할 가치가 없다.
중국과 유럽은 이번 협의로 섬유문제를 둘러싼 충돌을 잠시 완화시켰지만 유럽은 여전히 “규제의 권리를 보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기타 분야에 존재하는 분쟁도 해결 보려면 만만치 않다. 이번 협의 타결 이틀 후, 유럽연합은 전자제품에 대한 ‘환경보호 기준’을 실시하기 시작해 중국 전자제품 수출에 큰 타격을 주었고, 중국에 수출 가전제품 가격을 10% 올리도록 강요했으며 신발 제품을 둘러싼 양측의 무역 분쟁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 타결이 이루어진 날, 유럽연합은 대중국 무기수출금지 조치를 유지한다고 선포했다.
이 모든 것은 이데올로기, 정치체제, 시장구조의 큰 차이로 인한 중국-EU 간의 근본적인 모순은 장기화 될 수 밖에 없으며 수시로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진쑹(陳勁松, RFA)
[RFA 2005-06-14] | 2005·06·17 17:54 | HIT : 177 |
▲ 중국 정부는 국내 섬유업 종사자들의 항의를 무시했다(Getty)
6월 11일, 중국과 유럽연합(EU) 무역 대표는 상하이에서 10시간에 거친 지루한 담판 끝에 중국산 섬유 수입을 약 10% 제한하는데 합의를 이뤘다. 유럽연합은 이 규제를 2008년까지 적용한 후, 중국 섬유에 대해 전면적으로 시장을 개방한다.
중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나, 결과의 여부를 막론하고 자신이 승리했다고 말하며 “위대하고 광명하고 정확하다”고 말한다. EU와의 협상이 타결된 후, 중국 정부는 항상 그래왔듯이 관영 매체를 통해 이번 합의가 중국과 유럽에 모두 유리한 결과라고 떠들면서 중국이 승자임을 표명했다.
그러나 진실은 어떤가? 중국은 해마다 30%를 초과하는 속도로 EU에 섬유를 덤핑해 오다가 이번에 끝내 규제를 받게 되었으며 쌍방의 합의문을 보면 주로 중국이 양보를 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이 수출물량을 제한하는데 동의하는 큰 양보를 한데 비해 EU는 단지 제한의 폭을 줄이는 양보를 했을 뿐이다.
섬유산업이 역대로 중국 대외무역의 선두산업인 것을 감안할 때, 의심할바 없이 중국의 양보는 중국 섬유업과 무역에 모두 커다란 충격이 된다. 중국 내 섬유관련 기업들은 주문이 취소되고 물량이 쌓이며 대량의 노동자들이 실업하게 되는 등 많은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협의가 이루어진 6월 11일이 EU가 ‘긴급 수입제한조치’를 취하겠다고 중국에 경고한 마지막 날이기에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선 유럽의 강대한 압력에 중국이 굴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안화가 곧 평가 절상될 대 추세를 고려할 때, 이제 3년 지나 2008년이 되면 중국 섬유제품은 저렴한 인건비와 저렴한 원가에 의거해 우세를 유지했던 경쟁력이 대폭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협상으로 숨쉴 기회를 얻게 된 EU는 유럽의 섬유산업을 궐기시켜 중국의 섬유제품 유입을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하지 않을 리 없다. 이렇게 되면 설령 중국 섬유제품 시장을 전면 개방한다 해도 EU는 두려울 것이 없다. 때문에 이번 담판에서 진정한 승자는 유럽연합이지 중국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EU와의 섬유분쟁이 타결된 후 즉시 같은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은 미국도 EU처럼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바랐지만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 관리들은 독재국인 중국 관리들처럼 담판에서 자국민들의 이익을 희생하며 양보를 하기 매우 어려웠다. 중국 정부는 민간의 목소리와 업계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며 법률과 언론기관의 압력도 받지 않지만 미국은 국민, 노동조합, 경제계, 국회 및 매스컴의 커다란 압력과 감독을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 내에서 반중국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미중 간의 무역마찰은 중국과 EU의 모순에 비해 훨씬 문제가 복잡하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 유럽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긴장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유럽은 고립면을 타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유일한 돌파구가 되었다.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의 양보는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부합되는 결정이었다. 중국은 전부터 거듭 유럽연합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강조했는데 이 역시 이번 양보에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음을 설명한다.
최근, 유럽통합을 위한 유럽연합헌법이 유럽 각국에서 잇달아 좌절당하면서 유럽 뿐만 아니라 ‘유럽과 손잡고 미국에 대항’하려던 중국 정부에도 위기감을 초래했다. 그러므로 이번 합의는 중국의 외교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이번 협의 결과는 예상된 결과였으며 대서특필할 가치가 없다.
중국과 유럽은 이번 협의로 섬유문제를 둘러싼 충돌을 잠시 완화시켰지만 유럽은 여전히 “규제의 권리를 보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기타 분야에 존재하는 분쟁도 해결 보려면 만만치 않다. 이번 협의 타결 이틀 후, 유럽연합은 전자제품에 대한 ‘환경보호 기준’을 실시하기 시작해 중국 전자제품 수출에 큰 타격을 주었고, 중국에 수출 가전제품 가격을 10% 올리도록 강요했으며 신발 제품을 둘러싼 양측의 무역 분쟁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또 타결이 이루어진 날, 유럽연합은 대중국 무기수출금지 조치를 유지한다고 선포했다.
이 모든 것은 이데올로기, 정치체제, 시장구조의 큰 차이로 인한 중국-EU 간의 근본적인 모순은 장기화 될 수 밖에 없으며 수시로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천진쑹(陳勁松,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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